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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엔지니어링

지하물류와 시스템엔지니어링의 연결, 디지털트윈으로 완성하는 미래 도시물류

by 올리뷰영777 2026. 7. 16.

도시 인구와 물류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상 도로 중심의 배송 체계는 교통 혼잡, 배송 지연, 물류비 상승, 탄소배출과 같은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도심에서는 새로운 도로와 물류시설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도시철도와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지하물류 시스템이 미래 도시물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하물류는 단순히 지하철에 화물을 싣거나 지하공간에 물류센터를 설치하는 사업이 아니다. 열차 운행, 역사 시설, 승객 안전, 화물 보관, 자동이송장비, 전력, 통신, 관제, 주문정보, 배송차량 등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연계되는 복합 시스템이다. 따라서 개별 장비의 성능만 개선하는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지하물류 서비스를 구현하기 어렵다. 이때 필요한 접근 방법이 바로 시스템엔지니어링이며, 시스템엔지니어링을 실제 운영환경까지 확장하는 핵심 기술이 디지털트윈이다.

 

지하공간과 도시를 잇는 시스템엔지니어링

물류는 하나의 장비가 아닌 ‘시스템 오브 시스템즈’다

지하물류는 다양한 독립 시스템이 연결된 시스템 오브 시스템즈의 특성을 가진다.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승객의 안전과 열차 정시 운행을 우선하고, 물류사업자는 화물의 신속한 처리와 비용 절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역사 운영자는 승객 동선과 시설 안전을 관리해야 하며, 배송사업자는 정해진 시간에 화물을 인수해 최종 목적지까지 운송해야 한다.

각 참여자의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 설계 없이 물류 기능을 추가하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류 작업시간을 늘리면 화물 처리량은 증가하지만 승객 통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열차에 많은 화물을 적재하면 운송 효율은 높아지지만 정차시간과 운행 안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자동운반로봇의 이동속도를 높이면 작업시간은 단축되지만 승객과의 충돌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시스템엔지니어링은 이러한 상충 관계를 전체 시스템의 관점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국제시스템엔지니어링협회인 INCOSE는 시스템엔지니어링을 복잡한 시스템의 구성요소가 공동 목표를 달성하도록 통합하고 관리하는 총체적 접근 방법으로 설명한다.

지하물류에 시스템엔지니어링을 적용할 때는 먼저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정의해야 한다. 승객에게는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이동환경이 필요하고, 운영기관에는 열차 운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물류체계가 필요하다. 물류기업에는 정시성과 처리 효율이 중요하며, 도시에는 교통량과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공공적 효과가 요구된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열차, 역사, 물류거점, 자동이송장비, 정보시스템 등 하위 시스템에 할당하고 각 시스템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것이 시스템엔지니어링의 핵심이다.

시스템엔지니어링이 지하물류를 연결하는 방법

지하물류 시스템 설계는 요구사항 정의, 기능 분석, 시스템 구조 설계, 인터페이스 정의, 시험평가, 운영검증의 순서로 진행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물류량, 운송시간, 대상 역사, 화물 크기, 안전기준, 열차 운행조건을 요구사항으로 구체화한다. ‘열차 운행에 방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비첨두시간에만 화물을 운송하고 승객용 객실과 물류공간을 분리한다’와 같이 검증 가능한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지하물류가 수행해야 하는 기능을 나눈다. 대표적인 기능은 화물 접수, 분류, 임시보관, 열차 적재, 지하 운송, 하역, 역사 내부 이동, 최종 배송 연계, 상태 추적, 비상대응이다. 각 기능이 어느 장비와 조직에 할당되는지를 정의하면 책임과 운영 범위가 명확해진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시스템 구조를 설계한다. 출발 물류거점과 도착역의 소규모 도심물류센터인 MFC, 화물 전용공간, AGV 또는 자율주행로봇, 엘리베이터, 철도차량, 통합관제센터가 하나의 구조로 연결돼야 한다. 이때 물리적 연결뿐 아니라 데이터와 업무절차의 연결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인터페이스를 관리한다. 열차와 승강장, AGV와 엘리베이터, 물류관리시스템과 철도관제시스템, 주문정보와 화물식별정보 사이의 연결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운영 중 오류가 발생한다. 따라서 시스템엔지니어링에서는 개별 기술보다 시스템 사이의 경계와 정보교환 방식을 중요하게 다룬다.

디지털트윈은 시스템엔지니어링을 현실 운영으로 확장한다

시스템엔지니어링이 지하물류의 구조와 요구사항을 설계하는 방법이라면, 디지털트윈은 그 설계 결과를 실제 운영데이터와 연결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실행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트윈은 단순한 3차원 모델이나 시각화 화면이 아니다. 실제 열차, 역사, 물류설비, 화물, 작업자의 상태를 가상공간에 표현하고 센서와 운영데이터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갱신하는 동적 모델이다. NASA도 디지털트윈을 실제 또는 잠재적인 물리 시스템의 구조와 상태, 거동을 설명하는 가상 정보구조로 정의하며, 센서와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시스템의 변화를 분석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지하물류 디지털트윈에는 열차 위치, 운행 시격, 역사 혼잡도, 화물 위치, AGV 배터리 상태, 엘리베이터 가동상태, MFC 재고량, 배송차량 도착시간과 같은 데이터가 반영될 수 있다. 운영자는 가상공간에서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앞으로 발생할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첨두시간에 물류열차를 투입하려는 경우 디지털트윈을 통해 열차 운행표, 승객 수요, 화물량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화물 적재시간이 길어졌을 때 후속 열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특정 역사에서 AGV가 고장 났을 때 물류 흐름이 어디에서 정체되는지, 엘리베이터가 사용할 수 없을 때 어떤 대체경로가 필요한지를 실제 운영 전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지하물류 디지털트윈의 5계층 구조

지하물류 디지털트윈은 크게 다섯 개 계층으로 구성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실제 열차, 역사, MFC, AGV, 엘리베이터, 물류용기와 센서로 구성되는 물리계층이다. 두 번째는 센서와 운영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표준화하는 데이터계층이다. 세 번째는 열차 운행, 화물 흐름, 승객 이동, 설비 고장, 에너지 소비를 모델링하는 시뮬레이션계층이다.

네 번째는 수집된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해 최적 운송계획과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의사결정계층이다. 마지막은 안전규칙, 운영절차, 접근권한, 책임체계를 관리하는 거버넌스계층이다.

이러한 구조가 필요한 이유는 지하물류가 단순한 물류 최적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배송시간을 줄이는 것만을 목표로 하면 승객 안전과 철도 운영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 반대로 안전기준만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적용하면 물류 효율이 떨어져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 디지털트윈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비교하고 최적의 운영조건을 찾는 수단이 된다.

수서·학여울역 지하물류 실증에 적용한다면

수서역이나 학여울역과 같은 도시철도 역사 유휴공간을 MFC로 활용하는 실증을 가정하면, 디지털트윈은 계획단계부터 운영단계까지 활용할 수 있다.

계획단계에서는 역사 공간, 승객 동선, 물류 동선, AGV 이동경로를 가상환경에 구현한다. 이를 통해 승객과 물류장비가 교차하는 구간을 찾아내고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열차 정차시간과 화물 처리량을 시뮬레이션해 시간대별 적정 화물량도 산정할 수 있다.

시험단계에서는 정상 운송뿐 아니라 열차 지연, AGV 고장, 화물 오분류, 화재경보, 통신장애와 같은 비정상 상황을 반복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 모든 사고 상황을 시험하기는 어렵지만 디지털트윈에서는 다양한 조건을 안전하게 재현할 수 있다.

운영단계에서는 실제 데이터를 디지털트윈에 반영해 계획과 현실의 차이를 분석한다. 특정 시간대에 물류처리가 지연되거나 병목이 발생하면 원인을 찾아 운영계획을 수정한다. 설비의 진동, 온도, 사용시간을 분석해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정비하는 예지정비에도 활용할 수 있다.

MBSE와 디지털트윈의 연결이 중요한 이유

모델기반 시스템엔지니어링인 MBSE는 요구사항, 기능, 시스템 구조, 인터페이스, 시험항목을 문서가 아닌 모델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다. MBSE 모델이 설계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운영데이터와 연결되면 디지털트윈으로 발전할 수 있다.

즉, MBSE가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해야 하는가’를 정의한다면 디지털트윈은 ‘현재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두 모델 사이의 차이를 분석하면 설계 오류, 운영 이상, 요구사항 미충족 여부를 빠르게 발견할 수 있다.

요구사항에서 운영데이터까지 추적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AGV는 승객과 최소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센서데이터와 연결하면 실제 운영 중 안전거리가 유지됐는지를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화물은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한다’는 요구사항도 열차와 화물 위치정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지하물류의 미래는 공간 개발보다 연결에 달려 있다

지하물류의 성공 여부는 지하공간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보다 기존 도시철도와 물류체계를 얼마나 안전하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철도, 물류, 로봇, 정보통신, 시설, 안전관리 기술이 각각 우수하더라도 이들이 하나의 운영목표를 중심으로 통합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서비스가 되기 어렵다.

시스템엔지니어링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기술을 하나의 시스템 구조로 연결하고, 디지털트윈은 그 구조를 실제 데이터와 연결해 살아 있는 운영모델로 만든다. 여기에 MBSE를 적용하면 요구사항, 설계, 시험, 운영, 개선 과정이 하나의 디지털 스레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지하물류에서 디지털트윈은 단순한 모니터링 기술이 아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운영 가능성을 검증하고, 운행 중 발생하는 위험을 예측하며,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통합 의사결정 플랫폼이다. 지하물류가 도시의 새로운 배송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별 기술의 개발을 넘어 시스템엔지니어링과 디지털트윈을 중심으로 한 전 생애주기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